[290번째책] 검사내전 김웅

검사내전-김웅

책속의 한구절

자신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여객선의 작은 나사못이라는 것이었다. 나사못의 임무는 배가 어디로 가는지를 걱정하기보다 자신이 맡은 철판을 꼭 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게 대한민국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벤츠 자동차를 살 때는 삼각별 엠블럼을 보고 사지만 실상 벤츠를 벤츠답게 해주는 것은 수천 개의 보이지 않는 나사못들 덕분이라고 했다

  • 배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철판을 꼭 물고 있는 나사못이 된다… 흠. 아직 잘 모르겠다. 자본주의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위해 인간을 일하는 기계로 여기는 자본가들 입장에서는 두팔벌려 환영할 이념이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먼저 고민한다면 수동적이고 불합리한 사회적 관례와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전가시키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 김웅, 이국종, 노무현, 노회찬. 나사못으로 살기보다 망치나 드릴이 되어 살기로 마음먹고 세상에 발걸음을 내딛던 그들은 그 누구의 편에도 서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고, 자기밖에 생각 못하며 국가를 망하게 한다는 오명과 수치심을 겪었다. 물론 그들의 발자취는 자본가들이 원하지 않는 곳을 향하였기에 자본가들이 만들어낸 루머와 자극적인 이슈를 좋아하는 대중에게 잘 먹히는 언론 기사의 먹잇감이 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순응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이도저도 아닌 중도를 취할 것인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세상은 쉬이 바뀔 수 있는 류의 것인가.

  • 선한 것에는 지혜롭고 악한데는 미련하라는 성경의 구절처럼 사는게 맞지 않을까. 욕심을 좇기보다, 사람을 좇기보다 나 자신에 집중하고 일상을 부지런히 일구어 가는게 우선이지 않을까. 답이 없어 평생의 숙제이다.


청년에게 희망을 주라는 말도 사기라고 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식들에게 희망이 아니라 특혜를 준다. 청년에게 위로를 건넨다는 교수나 종교인도 정작 관심은 돈에 있는 것일지 모른다. 정의와 법치주의를 부르짖는 검찰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사기의 주연일지 모른다. 어쩌면 개처럼 일하는 형사부 검사들의 선의와 신실함이 이 사기의 가장 화려한 기술로 악용되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세상은 늘 영민 씨 같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과 기대를 훔쳐 가는지 모른다.

  • 사기꾼들이 분명하다. 젊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온실속에 화초처럼 살아서 세상물정을 모른다며, 세상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핀잔을 주지만 한국사회의 자본을 주도하고 있는 40,50,60 연령대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

  • 싸구려 위로로 청년들을 위로하는 사람들은 대게 사기꾼/정치인/종교인들이다. 분명히 알아야한다. 싫은 소리를 해줄줄 아는 어른들이 오래간다. 좋은말만 늘어 놓는 사기꾼들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 좋은 말로 감투를 씌우는 사기꾼 같은 어른이 되지 말자. 나이가 들수록 말수를 줄인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어른이다.

  • 스스로가 멘토라고 자기 입으로 떠들고 다닌 사람은 거의 80~90%가 사기꾼이라는 컬럼을 본 적이 있다. 사실이다. 사기꾼들에게는 진심을 보여서는 안된다. 자신의 주변에 사기꾼 같은 어른들이 있는가? 어쩔 수없이 마주쳐야 하는 사기꾼들이 있다면, 진정 사기꾼을 대하듯 무관심하고 표면적으로 대해라. 싸구려 위로에 속아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범죄는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해 벌어진다. 살인이나 폭력 등이 그렇다. 그러나 사기 범죄는 다르다. 감정보다 계산에 기초한다. 위험보다 수익이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사기를 치는 것이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사기 치는 경우는 없다. 결국 사기가 넘쳐나는 이유는 그것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Gary Becker도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에 대해 ‘범죄를 통해 얻는 수익이 그로 인해 치르게 되는 비용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사기죄가 창궐하게 된 배경은 게리 베커의 분석대로다.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Veblen도 말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쾌락과 고통을 번개처럼 계산하는 계산기라고.

  • 범죄의 원인이 범죄를 통해 얻는 수익이 그로 인해 치르게 되는 비용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범죄로 치르게 되는 비용을 높이면 범죄가 줄어드는 것인가

  • 소설 ‘공허한 십자가’ 는 살인혐의로 인해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형벌로서의 ‘사형’ 이 피해자, 피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을 꼬집는 내용이다. 범죄와 처벌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현대의 처벌은 과연 범죄자에 대한 응당한 대가인가. 그리고 효과적으로 범죄의 재발을 막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사기의 첫 번째 공식은 피해자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보이스 피싱처럼 불안감으로 이성을 마비시키는 사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기는 피해자의 욕심을 이용한다. 사기꾼들의 속임수란 것은 실상 제비가 물어온 박씨에서 고대광실 기와집이 나온다는 것만큼 허무맹랑하다. 맨 정신으로 들으면 누구나 말도 안 되는 사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배운 논리와 이성을 조금만 사용하면 손쉽게 물리칠 수 있다.

  • 욕심을 버려야만 사기의 늪에서 해어나올 수 있다.

  • 욕심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얼마만큼 자족하느냐에 따라 욕심의 크기가 정해진다. 자족하는 습관으로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어가자.


사랑과 두려움 둘 중에 꼭 하나를 고르라면 사랑받는 것보다는 두려운 존재가 되는 것이 낫다고 한 마키아벨리 말이 맞는 것 같다. 차라리 겁을 주었다면 합의를 시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커피 한잔은 사람을 구속해야 하는 불편한 내 마음을 달래준다. 안 박사 일당들에게도 모두 커피를 타주었다.

  • 어설프게 착하면 되려 물린다. 착하게 살려고 마음 먹었다면 가슴속 심장까지 착해져야 한다. 어설프게 착해 보이려 하다간 되려 오명만 집어쓰게 된다.

  • 두려움은 사실 더 큰 두려움, 불안을 에방하기 위한 수단이다. 보다 큰 어려움을 사전에 막기위한 방어막이다.


우리는 늘 오류 속에서 살고 있다. 남들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그렇다. 하지만 늘 남들만 오류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오류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 특이한 증후만으로 경험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생각하는 ‘과잉일반화overgeneralization’, 자신이 믿는 것과 일치하는 것들만 선택적으로 바라보는 ‘선택적 관찰selective observation’, 지각이 해석을 거치면서 부정확해지는 ‘부정확한 관찰inaccurate observation’, 성급하게 결론에 도달하거나 타당하지 않은 전제에 근거하여 주장하는 ‘비논리적 추론illogical reasoning’ 등을 꼽고 있다.

  •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개인의 관점일 수 밖에 없다. 결국 객관적인 시선이란건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관점은 나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타인의 관점으로, 조직의 관점으로 바라본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자기 관점으로 사는 것이다.

  • 자기관점이 아닌 공동체의 관점으로 바라본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게 자기 내면에 솔직하지 않은 사람들이거나 자존감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저지르는 오류도 마찬가지다. 감정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목사님이 허술한 사기에 속은 것은 그것이 사실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치밀한 수에 속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에 당한 것이다. 인식의 오작동을 낳는 것은 그보다 재빠른 감정, 즉 욕심 때문일지 모른다.

  • 인간으로서 감정을 컨트롤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찾아온 감정을 미쳐 살펴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 자신의 감정이 합당한 것인지, 불필요한 것인지 스스로 들여다보는 연습. 평정심을 갖으려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의미에서 명상은 많은 도움이 된다.


위기를 극복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들을 잘 들어보면 사실 위기가 아니었던 경우가 더 많다. 단순한 순환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부침에 불과한 것을 크나큰 위기였던 것처럼 호들갑 떠는 이유는 자신이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포장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 위기를 이겨낸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것을 참아내지 못한다. 연예인병이다. 내 주변에도 많다.

  • 매번 같은 레퍼토리로 자신의 어려운 시절을 회상하는 사람들이 꼭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사람들이다. 불쌍하지만 자기자신을 들여다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하고 싶지 않다.


약자의 고통이나 불공정에 대해 진정 공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권력을 쟁취하려는 수단이든지, 대중의 인기를 끌기 위한 선동에 불과하다. 그런 사람들은 결국 권력을 얻더라도 몇 푼 적선하는 것으로 대중을 속인다.

  • 나이 30이 되어서 이제는 정치인들을 믿지 않는다. 그들도 정치판이라는 무대 위의 배우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저 관객으로서 맞장구를 쳐줄 뿐이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생각하는 순간 망상에 빠지는 것과 다름없다. 그들은 정당이라는 편집자에게 역할을 할당받은 배우들이다.

청년에게 희망을 주라는 말도 사기라고 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식들에게 희망이 아니라 특혜를 준다. 청년에게 위로를 건넨다는 교수나 종교인도 정작 관심은 돈에 있는 것일지 모른다.

  • 자기 사명이 청년들에게 비전을 심어준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치고 자기 인생을 제대로 꾸려나가는 사람을 못 봤다. 그저 자기가 편한 사람들에게만 친절한 척을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결국 바닥을 드러내곤 한다.

  • 자기 입으로 누군가를 가르친다고, 누군가의 멘토라고 떠드는 사람치고 병신아닌 사람을 못봤다.


소화가 덜 된 이야기들은 세상의 야수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다. 청년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쉽게 믿고, 한번 믿은 것은 쉽게 바꾸지 못한다. 세상은 조작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에게 쉽게 주입되는 정보들은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탐사 보도나 고발 프로그램의 내용을 그대로 믿는 청년들이 장마철 개구리처럼 많다.

  • 나도 사실 언론에서 발표한 정보들을 90% 정도는 믿는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그래도 TV 프로에서 거짓말을 하겠어 싶지만, 영화 ‘국가 부도의 날’ 보고서는 많이 반성했다. 세상에 믿을 TV 없다.

  • 갈대같은 청년의 시기를 견고하게 다지려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 앞으로의 독서 방향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한 에세이를 중점적으로 읽어보고자한다. 세상엔 정말로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경청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모두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회의에서 보스가 이야기할 때 주변의 부하들이 수첩에 적으면서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그래서 경청이 아니다. 경청은 상대방과 나의 의사와 진의를 확인하고 오해와 견해차를 줄여 서로 교감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자기의 의사를 관철시키는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 경청은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과 나의 의사와 진의를 확인하고 오해와 견해차를 줄여 서로 교감하는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은 경청하겠다고, 듣는 연습을 많이 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상대의 말은 집중하지 않고 듣는 척 행동하기에 급급하다. 진정으로 듣고, 경청했다면 도리어 상대의 생각에 내 의견을 보태거나 반박하는 추임새가 있어야 경청이라 할 수 있다. 한 그룹에서 한사람이 5분이상 이야기를 주도하고 있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명령하달이라고 여기면 된다.


사람들은 늘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분노할 대상이 필요한 것뿐이다. 그래서 언론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보다는 대부분 흥밋거리에 집착한다. 위기관리 전문가 에릭 데젠홀Eric Dezenhall은 이렇게 말했다. “뉴스 매체는 결코 타락할 수 없는 공명정대한 존재가 아니라 진실과 아무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 입히려는 강한 욕구를 가진 영리 기업일 뿐이다.”

  • 언론은 진실과 아무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 입히려는 강한 욕구를 가진 영리 기업이다. 맞는말이다. 한국의 언론도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은 어떻게든 언론을 자신들의 손안에 넣고자 노력한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국가의 권력을 주름잡고 있는 사람들이 대중의 눈을 가리우기 위해 만든 신기루가 바로 대충매체 즉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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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4 Words

2018-12-22 05:42 +0900

b616a96 @ 2019-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