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번째책]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어린왕자-생텍쥐페리

책 속의 한구절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나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그러나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나는 내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중요하게 만든 건 소비한 시간 때문이다.

  • 네가 깃들인 것에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다.

  • 위의 두가지 원리는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원리이다. 시간을 소비하는 만큼 소중히 대하는 것이며, 시간이 깃든 것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냄비끓듯이 사람을 대하거나, 어떤 일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이기도 하다.


불을 환하게 켠 급행열차가 천둥 치듯 우르릉거리며 전철수의 경비실을 뒤흔들었다. 「저 사람들은 아주 바쁘군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들은 뭘 찾고 있죠?」 「기관사조차도 모른단다.」 전철수가 말했다.

  • 남들이 미친듯이 뛰어드는 전철을 향해 나도모르게 뒤쳐질까봐 일단 전철에 오르지만 그 전철이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 나 또한 그렇다.

  • 그 전철 안에는 아무도 목적지를 모르지만, 서로들 애써 위로하며 희망을 품기도, 정치세력을 만들기도 한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 전철은 현대사회의 모습을 풍자하는게 아닐까.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여러분들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도무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의 목소리는 어떠니? 그 애는 무슨 놀이를 좋아하니? 그 애도 나비를 채집하니?〉 절대로 이렇게 묻는 법이 없다. 〈그 앤 나이가 몇이지? 형제들은 몇이나 되고?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지는 얼마나 버니?〉 항상 이렇게 묻는다. 이렇게 묻고 나서야 어른들은 그 친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 어른들은 정말 숫자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이, 형제, 신체조건, 연봉, 학력.. 그렇게 상대를 확인하고는 그를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한다. 나도 비슷한 대화법을 가지고 있다. 그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분위기의 사람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그의 이름 뒤에 따라오는 숫자들만 머릿속에 가득 입력해놓고, 그를 잘 아는 척 한다. 이런 미련한…

  • 숫자를 대답하게 하는 질문 보다는. 그 사람 자체를 이해하는 질문을 시도해보자. 숫자 질문에 익숙해져 있어 습관을 깨뜨리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래도 시도해보자.


「너는 정말로 나를 무척 숭배하니?」 그는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숭배한다〉는 게 무슨 뜻인데요?」 「〈숭배한다〉는 건 내가 이 별에서 가장 잘생겼고 가장 옷을 잘 입고 가장 부자고 지식이 가장 많다고 인정해 준다는 뜻이지.」 「하지만 이 별에는 아저씨 혼자뿐인데요!」 「나를 기쁘게 해다오. 아무튼 나를 숭배해 다오!」 「난 아저씨를 숭배해요.」 어린 왕자는 어깨를 약간 으쓱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게 아저씨한테 어떻다는 거예요?」

  •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남들의 시선과 분위기를 즐긴다. 자신을 우러러보거나 감히 쳐다보지 못하는 분위기를 즐기며 권력을 만끽한다.

  • 하지만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사람들의 갈증은 채워지지 않는 독에 물붓기다.

  • 아무리 물을 부어도 타는듯한 갈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더 큰 쾌락을 추구하게 된다. 일상의 사소한 행복이 가져다주는 만족감을 모른채 일생을 낭비하며 살아간다.


「마시고 있다.」 술꾼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마셔요?」 어린 왕자가 물었다. 「잊으려고.」 술꾼이 대답했다. 「무얼 잊어요?」 어린 왕자는 벌써 그를 불쌍하게 여기며 캐물었다. 「내가 부끄러운 놈이란 걸 잊기 위해서.」 술꾼은 고개를 떨어뜨리며 털어놓았다. 「뭐가 부끄러운데요?」 어린 왕자는 그를 도와주고 싶어 자세히 물었다.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주정뱅이는 말을 끝내고 입을 꼭 다물어 버렸다.

  • 잊기 위해 마시고, 마신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무기력증에 빠진 사람의 모습… 술만 안마실 뿐이지. 자신이 하는 어떤일이 단순히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끊어내지 못하고 중독된 행동으로 나타는 경우도 이와같다.

  • 다시 말하면 중독이란 무기력감을 이겨내지 못해 중단해야할 행동을 끊지 못하고 반복하는 것을 뜻한다.

  • 중독의 시작은 과도한 스트레스가 가져오는 무력감이다. 어떤 사람도 쉼없이 살아갈 수 없지만, 젊음의 때에는 스스로 지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체 에너지를 쏟기만하고 쉬지않고 살아가다 중년이 되어 바닥을 보여보이는 순간 스스로도 당황해 한다.

  • 중년이 엉뚱한 일에 중독되는 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더 이상 새로운 힘을 낼 의지도 앞으로 나아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 가장 먼저 쉼을 통한 충전이 필요하다. 인간은 반드시 먹고 마시고 일한 후 쉬도록 만들어져 있다. 단순하지만 원리를 무시하면 항상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런데 그 별로 뭘 하는데요?」 「뭘 하느냐고?」 「네.」 「아무것도 안 해. 그것들을 소유하는 거야.」 「아저씨가 별들을 소유한다고요?」 「그럼.」 「하지만 난 벌써 왕을 보았는데, 그 왕이….」 「왕은 소유하는 게 아냐. 〈지배〉하는 거지. 아주 다른 거야.」 「그럼 별을 소유하면 아저씨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데요?」 「부자가 되지.」 「그럼 부자가 되는 건 무슨 소용이 있는데요?」 「다른 별들을 사는 데 소용되지. 누가 별을 하나 발견했을 때 말이야.」 「내가 머플러를 하나 가졌다면 나는 그걸 목에 감고 다닐 수 있어요. 내가 꽃을 하나 가졌다면 그걸 꺾어 가지고 다닐 수 있어요. 그러나 아저씨는 별들을 딸 수 없잖아요.」 「없지. 그러나 은행에 맡겨 둘 수는 있어.」 「그게 무슨 말인데요?」 「그건 작은 종이에 내가 가진 별들의 숫자를 적는다는 말이지. 그다음 나는 그 종이를 서랍 속에 넣고 자물쇠를 채워 두는 거야.」 「그게 다예요?」 「그럼 됐지!」

  • 소유하고, 부자가 되고, 은행에 맡기고, 작은 종이를 서랍속에 자물쇠를 채워 보관하는 ‘짓’을 위해 모두들 발버둥치며 오늘 하루도 살아간다.

  • 불안하지 않게 살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기 보다, 주머니에 손에 잡히는 것들을 먼저 살핀다.

  •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도 마음이 평안하면 어려움이 없을텐데, 어떻게 보면 미련해서 사서 고생하는 것 처럼 보일 때도 있다.

  • 일확천금을 노리는 욕심보다 지금의 주머니에 만족하는 자족한 삶을 지금처럼 살아가자.


「그럼 왜 방금은 불을 켰지요?」 「명령이야.」 가로등 켜는 사람이 대답했다. 「못 알아듣겠는데.」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알아듣고 말고가 없어.」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명령은 명령이야. 안녕?」 그리고 그는 가로등을 껐다.

  • 주어진 시스템과 구조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는 사람들.

  • 물음표를 던지지 않는 사람들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

  • 물음표가 없는 사람들과 그들을 이용해 먹는 사람들의 조화가 어찌보면 자본주의의 핵심이지 않을까.

  • 물음표 없는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그렇다고 물음표 없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도 행복할까?

  • 물음표를 가지되 사람들을 이용하지 않고 그들을 돕는 사람이 가장 보람된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그런데 〈덧없다〉는 것은 무슨 뜻이지요?」 한번 질문을 하면 절대로 포기한 적이 없는 어린 왕자는 되풀이해 물었다. 「그건 〈머지않아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뜻이지.」 「내 꽃이 머지않아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요?」 「물론이지.」

  • 덧없다 -> 머지않아 사라질 위험이 있다…

  • 세상에 눈에 보이는 것들은 다 사라질 위험이 있는데… 다 덧없는 것에 속할 수 있다.

  • 신의, 사랑, 우정, 겸손 등. 물질이 아닌 성정이나 성품은 영원하다는 것.

  • 물질을 따라 삶의 선택을 결정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부를 위해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덧없는 것을 위해 소중한 것을 버리는 것과 같다.

  •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어릴때 내 멋대로 기분대로 사람들을 대했을 때가 많다. 그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내 주변엔 사람이 많다는 미련한 생각이 컸다.


「나는 친구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그건 모두들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 관계를 맺는 것이 길들이는 것이라는 것은 사실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 나이가 더 먹으면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오려나..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나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그러나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소중히 여기도록 시간을 소비한 것..

  • 내 자신에게 많은 시간을 쏟는걸 보면,, 나는 타인보다는 나 자신을 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듯 하다.


그는 목마름을 달래 주는 최신 개량 알약을 파는 사람이었다. 일주일에 한 알만 먹으면 다시 목이 마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저씨는 왜 이런 것을 팔죠?」 어린 왕자가 말했다.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지.」 장사꾼이 말했다. 「전문가들이 계산을 했어. 일주일에 53분이 절약된단다.」 「그럼 그 53분으로 뭘 하지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지….」

  • 가치있는 일상의 순간들을 살아내지 않으면서도 많은 현대인들은 시간이 절약된다면, 너도나도 이슈를 찾아 따라나선다.

  • 시간을 벌었다면 여유로워져야 할 텐데 시간을 벌 수록 인간은 더욱 바빠진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욕심이지 않을까? 남보다더 많은 것을 해내고, 경쟁하고, 살아남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는 모든것이 경주로만 보이기에…

  • 현대인들에게 시간의 절약은 일상의 여유를 가져다주는 도구가 아닌 생산의 효율화를 극대화하는 수단일 뿐이다.

  • 시간이 절약된 만큼, ‘덧없는’ 것이 아닌 ‘덧있는’ 것에 시간을 쏟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족, 이웃, 취미, 봉사 등등…